"희망은퇴 아닌 절망 은퇴" 앞날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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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퇴는 없습니다. 어쩌면 절망은퇴라는 말이 현실적으로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샌디에고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 사이에 최근 자조적으로 나오는 말이다.샌디에고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대부분은 노동집약적인 세탁소나 식당, 조경, 페인트 등에 종사하거나 1년 휴일이 거의 없는 고강도의 노동력을 요구하는 리커 스토어나 소규모 도매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민 초기에는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힘들게 일하며 한 푼 두 푼 모아 집을 장만하고 어느 정도 여유 돈도 챙기며 나름 행복한 노후를 꿈꾸며 살아왔다.
그러나 지난 2000년대 초반 불어 닥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급격히 하락한 경기 여파로 인해 한인 비즈니스도 영향을 받으며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티화나 국경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다 서브 프라임 이후 급격히 떨어진 매출 하락으로 인해 결국 지난 2015년 문을 닫은 한인 K 모씨는 “이 정도로 경기가 하락할 줄은 몰랐다”며 “가게 운영을 하면서 임대료와 인거비 등으로 인해 갈수록 불어나는 적자로 인해 결국 문을 닫았다”면서 “돌이켜 보면 희망퇴직이라는 말은 언어수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K 씨는 사업을 그만둔 후 얼마 안 있어 취직을 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불안한 미래로 인해 걱정이 태산 같다.
직장인들에도 희망퇴직이라는 말은 빗 좋은 개살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위 잘 나간다는 회사에 다녔던 직장인 M 모씨는 어느 날 갑자기 사전 통보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두고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었다.
M 씨는 “당일 전까지만 해도 사전에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했다”며 “아침에 출근했는데 인사팀에서 오늘 개인 물품을 정리하고 회사를 떠나라는 말을 듣고 무너진 자존감과 함께 참담하게 회사를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M 씨는 “그동안 적립한 은퇴연금이 있지만 이 돈만으로는 남은 삶을 지탱해나가기가 어렵다”며 “백방으로 직장을 알아보고 있지만 나이와 경력 등으로 인해 재취업이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한인들에게 절망은퇴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20년 넘게 자영업을 해 온 한인 L모씨는 “이제 나이가 들어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노후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가마솥에 있는 개구리처럼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느낌을 들어 앞날이 불안하기만 하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자본이 희망하는 은퇴, 그리고 치열한 삶의 터전에서 체감하는 한인들의 원하는 은퇴는 분명 큰 괴리가 있다.
특히 이민 사회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이민자로 살아가고 있는 한인들에게는 은퇴라는 개념이 차라리 사치에 가깝다는 말도 나온다.
파웨이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K씨는 “도대체 은퇴라는 개념이 언제부터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이민자로서 아무런 인맥도 없이 사업을 하다보면 굴곡이 심해 노후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나이가 들어도 어쩔 수 없이 계속해 일을 해야 하고 결국엔 남들이 흔히 말하는 은퇴라는 개념이 수긍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역 재정전문설계사들은 “지금이 힘들더라도 은퇴 준비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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